경유 가격 폭등에 시내버스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30일 청주시외버스터미널 내 주유소에서 버스기사가 주유를 하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충북지역 버스 운수업계가 연일 치솟는 기름값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 운수업체들은 최근 급등하는 원료비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30일 오피넷에 따르면 현재 충북지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평균 경유 가격은 ℓ당 2천158원으로 올해 초에 비해 50%가 폭등했다. 경윳값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기록하다 지난 5월을 기준으로 휘발윳값을 넘어섰고, 사상 처음으로 ℓ당 2천원까지 치고 올랐다.
이로 인해 주로 경유를 사용하는 대형차 운수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서민의 발'인 시내·외 버스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업체들은 인건비와 더불어 운송원가 양 축을 차지하고 있는 유류비가 불어나 적자를 면치 못한다고 말한다.
청주의 한 시외버스 A업체는 코로나19 이후 30개 노선을 운영하며 월 평균 약 26만ℓ 경유를 사용하는데, 올해 초부터 기름값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지난해보다 월 평균 1억8천만 원의 유류비를 매달 추가로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와 유가보조금 등의 정부 지원은 불어난 인상분을 쫓아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A업체 관계자는 "유류세가 인하되니 거기에 연동된 유가보조금도 줄어 사실상 효과를 못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게다가 충북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감차했던 것을 다시 확대하라고 하는데 마땅한 지원도 없이 어떻게 하라는 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시내·농어촌버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충북의 한 농어촌버스 B업체는 올해 3억의 추가 유류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내·농어촌버스의 경우 지자체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지만 이 역시 급등한 운송원가를 반영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B업체 관계자는 "현재도 노선이 적은 곳은 하루에 3대씩 다녀 버스 감차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매년 급변하는 운송원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대책 마련을 요구해봤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청주시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CNG버스다. 매달 연료비를 실비로 지급해 업체 부담이 덜하다. 다만 천연가스 값이 오르고, 승객 수요가 회복되면서 시가 올해 초 계획했던 지원 예산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다. 시는 올해 표준운송원가를 매달 10억 원 정도로 연 12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1~3월분 유류비가 월 평균 16억 원이 소요되면서 60%가 초과했다.
업체들은 이처럼 고공행진하는 연료비 상승이 장기화돼 적자가 누적된다면 운영이 중단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충북도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기사들에 대한 재난지원금 지원 등은 이뤄지고 있지만 사업체에 대한 지원은 한참 부족한 실정"이라며 "사업체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내 시외버스는 369대로 전부 경유를 사용한다. 시내버스는 845대 중 경유차가 409대, CNG 397대, 전기차 39대다.
출처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http://www.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