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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연매출 280억 기업 ‘협동조합’ 변신…‘노동자 행복’ 다리 놨어요
99%의 경제
주식회사서 노동자협동조합으로 바꾸는 ‘해피브릿지’
한겨레 김현대 기자 메일보내기
주식회사에서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해피브릿지의 임직원들이 활짝 웃어보이고 있다. 오른쪽 넷째가 이구승 대표이사, 왼쪽 둘째가 송인창 이사이다.

99%의 경제
주식회사서 노동자협동조합으로 바꾸는 ‘해피브릿지’

스위스 국민은 2010년 실시된 한 조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역대 인물’ 2위로 미그로의 창업자인 고틀리프 두트바일러를 꼽았다. 1941년 자신의 회사인 미그로를 스위스 국민의 회사인 협동조합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보유 주식 거의 전량을 협동조합의 공동자산으로 넘겼다. 미그로는 스위스의 최대 소매업체(소비자협동조합)이다. 우리나라에도 규모가 꽤 큰 주식회사가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첫 사례가 탄생한다. 역시 창업자들이 과감하게 지분을 포기했다.

‘국수나무·’ ‘화평동 왕냉면’
가맹점 400여곳 중견기업
창업자 과감한 지분포기
지난연말 마지막 주주총회

‘노동자가 주인’ 기업문화 덕
직원 70%가 5년이상 근속
자본조달 등 대책에 심혈
‘한국판 미그로’ 야심찬 꿈

주식회사 해피브릿지. 탄탄한 프랜차이즈 업체이다. ‘국수나무’와 ‘화평동 왕냉면’ 가맹점이 전국에 400곳을 넘는다. 면국수 프랜차이즈 부문에서는 업계 선두이다. 여성가족부가 선정한 ‘가족친화 우수기업’으로도 뽑혔다. 2012년에 거둔 매출은 280억원. 2011년 12억원에 이어 지난해 불황기에도 1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최근 해피브릿지는 큰 도전에 나섰다. 주식회사의 간판을 내리고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26일 마지막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청산을 결의했다. 주주 15명은 창업자와 장기근속 직원들이다. 협동조합 가치에 어울리는 자산 배분 결정을 내렸다.

“내부유보금 36억원 중 기존 주주들이 3분의 1을 가지고, 5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게 3분의 1을 나눕니다. 나머지 3분의 1은 새출발하는 노동자협동조합의 내부유보금으로 넘기기로 했습니다.” 송인창(45) 이사는 해피브릿지의 산 역사이다. 2년 후배인 이구승 대표와 함께 40%의 지분을 보유한 ‘오너’의 지위를 스스로 포기했다. “가톨릭청년운동을 하던 동료 3명이 1997년에 처음 도원결의했어요. 쌀유통 사업으로 시작했지요. 이익이 남으면 사회운동단체에 기부하고, 돈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인 기업을 꾸린다는 두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그때는 협동조합을 몰랐는데, 우리가 생각했던 게 바로 협동조합이었어요.”

해피브릿지는 2005년 7월 주식회사로 출범한 뒤에도, ‘노동자가 주인’이라는 가치와 기업문화를 그대로 이어왔다. 매출이 300억원대에 육박하는 지금도 이 대표와 송 이사의 연봉이 6000만원에 못 미친다. 최고 연봉과 최저 연봉의 차이도 3배를 넘지 않는다. 직원을 나가라고 하는 법이 없고, 한번 입사하면 조기 퇴사하는 직원도 찾아보기 힘들다. 90명 직원 가운데 70% 이상이 5년 이상 장기근속자이다.

입사 8년째인 윤경선(32) 마케팅팀장은 “팀워크가 좋은 회사”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업무를 정할 때 개인의견을 충분히 들어줍니다. 교육 지원도 많은 편이고요. 새로운 일에 적응이 더디더라도, 시간을 두고 기다려 주지요. 그러다보니 직원들이 회사 일에 나몰라라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묘한 분위기에 끌려, 회사에 죽 눌러앉게 됩니다.”

4년 동안 최고경영자를 맡아온 이 대표도 “창업 선배들이 서로 대표를 맡지 않으려 한다. 책임만 무겁다”는 말로, 해피브릿지의 기업문화를 전했다. “이제는 사업이 안정됐으니까 우리가 원래 생각하던 기업형태로 가려는 겁니다. 해피브릿지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지배구조가 협동조합이거든요.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와 우리의 기업문화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자는 거죠.”

해피브릿지는 2010년부터 착실하게 노동자협동조합 전환 준비를 했다. 그해 송 이사가 ‘협동조합 천국’이라는 이탈리아의 볼로냐를 다녀왔다. “막연하게 협동조합의 가치를 꿈꿨는데, 협동조합으로 사업하는 게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다는 믿음을 그때 처음 가졌어요. 주식회사보다 협동조합이 우리한테 더 맞을 것 같기도 했고요.” 노동자협동조합 전환 의사를 비치자, 오히려 직원들이 더 걱정했다. “협동조합 하면서도 회사가 살아남겠느냐, 그러면 배가 산으로 올라가지 않겠느냐고 불안해하더군요. 그래서 올 3월 직원 6명을 프랑스와 영국의 노동자협동조합 현장으로 연수를 보냈습니다. 협동조합연구소와 함께 꾸준히 직원 워크숍을 가졌고요.”

어려움이 전혀 없는 것만은 아니다. 협동조합은 흔히 자본조달에서 불리하다고 한다. 실제로 거래은행 쪽에서는 해피브릿지가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 신용대출 한도(20억원)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뜻을 비쳐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협동조합 전환 기업에 대한 금융 불이익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해피브릿지는 노동자협동조합의 장점을 살린 적극적인 자금 대책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 스페인의 세계적인 노동자협동조합인 몬드라곤의 조합원 출자 방식을 도입하기로 한 게 그 예다.

“90명 조합원이 최소 1000만원 이상의 출자금을 내기로 합의했어요. 그것만으로도 10억원 이상의 현금 확보가 가능합니다. 앞으로는 각자 연봉 수준까지 출자금 규모를 점차 끌어올릴 생각입니다. 목돈 마련이 어려운 직원들을 위해서는, 사내복지기금 3억원을 조성해 출자금을 빌려주기로 했습니다.” 이 대표와 송 이사는 “협동조합이라는 정체성이 해피브릿지의 신뢰도를 높이고,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사진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노동자 협동조합연합회’ 결성 팔 걷는다

사회적기업·IT 업체 등 주축
이달 30일 추진단 발족 계획

해피브릿지 말고도 노동자협동조합을 추진하는 사업체들이 많다. 청소와 재활용, 집수리, 돌봄 사업을 벌여온 사회적기업들이 노동자협동조합 전환을 추진하는가 하면, 정보기술(IT) 개발 업체 등의 일반 주식회사들이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전환하려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젊은이들이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창업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재활용, 청소, 주거복지(집수리), 돌봄 분야의 사회적기업 등이 모인 한국대안기업연합회가 한국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노협연합회) 결성에 나섰다. 노동자협동조합 전환 및 창업을 추진하는 개별 사업체들도 참여한다. 노협연합회 설립을 이끌고 있는 문보경 대안기업연합회 정책위원장은 “지난해 9월부터 대안기업연합회 내부에서 노협연합회 준비모임을 가졌으며, 이달 30일 정식으로 노협연합회 추진단을 결성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 안에 노협연합회를 발족시킨다는 방침이다.

노협연합회 추진단에는 해피브릿지를 비롯해 컴윈(재활용), 함께 일하는 세상(청소), 일과나눔(청소), 우렁각시(집수리) 등의 사회적기업들이 참여하며, 액투스와 유디넷과 같은 아이티 개발 업체, 소통 솔루션을 제공하는 코리아스피커스 등의 업체들이 참여한다. 노협연합회 추진단을 발족하는 30일에는 한·일 노동자협동조합 교류를 위한 국제토론회도 개최한다.

문보경 정책위원장은 “노동자협동조합을 세워 저렴한 수수료의 과외 알선 사이트 운영사업을 벌이려는 등의 젊은 예비창업자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노협연합회에 참여하는 사업체 수가 앞으로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협동조합 전문가들은 올 한해 새로 설립하거나 주식회사에서 전환하는 노동자협동조합이 20개 안팎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노협연합회 설립은 생협 등 모든 분야 협동조합들이 참여하는 한국협동조합총연합회의 결성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생협과 의료생협, 진보적 신협, 사회적경제 중앙조직 등 35개 회원단체들로 구성된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가 발족됐다.

김현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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