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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구성원 주인의식 저조…돈보다 무서운 분열”  

버스 자주관리기업의 현황과 발전방향 토론회…노사 대표, 한 목소리로 고충 토로
  
지난해 세개의 버스회사가 노동조합에 인수됐다. 2005년 1월 인수된 청주 우진교통, 9월 인수된 진주 삼성교통, 12월 인수된 대구 국일여객(현 달구벌버스) 등은 현재까지 비교적 양호한 초기 경영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자주관리기업’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식편차 △의식편차에서 비롯된 조직적 내분 △본조(민주버스노조), 지부, 경영단 간 관계설정 모호 △부채 부담 등으로 인한 고통도 만만찮은 상태다.

지난 20일 운수노조추진위원회(상임위원장 김연환) 주최로 열린 ‘버스 자주관리기업의 현황과 발전방향’ 토론회<사진>에는 김재수 우진교통 대표, 이정훈 달구벌버스 대표, 김병균 삼성교통 관리부장, 백부현 달구벌버스 지부장, 김종안 우진교통지부장 등 버스 3사 노사 대표가 참석해, 경험을 통해 체득한 노동자자주관리기업 운영의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 매일노동뉴스


이들은 특히 “기업 인수시 예상했던 경제적 압박 외에도, ‘노동과 경영’이 분리돼야 한다는 당위성을 인식하지 못한 본조의 과도한 개입과, 이로 인한 구성원의 내분, 정책적 지원책 부재 등으로 인해 일정한 초기 성과가 나오고 있음에도 3사 모두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3사 노사 대표 외에도 최경순 민주버스노조 사무처장, 이승현 경남대 교수, 김용원 대구대 교수, 백일 울산과학대 교수, 장원봉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돈보다 더 큰 문제, ‘분열’

버스 3사 노사 대표들의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진행된 최경순 민주버스노조 사무처장의 3개 자주관리기업의 현황 발표에 따르면, 우진교통은 주식의 50%를, 삼성교통은 87%를, 달구벌버스는 주식의 100%를 각각 인수했다. 이들 기업은 또, 자주관리기업 운영에 필요한 초기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우진교통 500만원, 삼성교통 300만원, 달구벌 800만원 등 출자금을 모았다. 앞서 자주관리기업으로 전환한 우진교통과 삼성교통의 선례가 달구벌버스 운영에도 기본 지침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진 150억, 삼성 80억, 달구벌 70억 등 만만치 않은 자금 압박에도, 이들 기업은 일반 버스회사와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공공성 강화’ 측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 처장은 “투쟁의 시작은 생존권 사수가 최우선 목표였지만 투쟁을 진행하면서 노조와 조합원들은 버스운송사업이 공공사업이며, 자신들의 투쟁이 ‘사회 공공성 강화’ 투쟁임을 자각하기 시작했다”며 “실제 우진교통의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는 저상버스를 앞장서 운행한 바 있고, 달구벌버스도 ‘시민중심의 버스’를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표 참조>

한편, 이들 기업에게 있어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중지란에서 오는 위기감의 증폭’이라는 지적이다. 최 처장은 “우진, 삼성의 경우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어, 달구벌의 경우 이 문제를 지혜롭게 사전예방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소위 일부 조합원들의 ‘완장주의’로부터 비롯되는 현장 분열 양상의 가장 큰 원인은 ‘철저한 공유체계의 미흡’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이들 버스 3사에게 ‘이윤 창출’은 아직까지 ‘먼 훗날 이야기’라는 지적이다. 가장 먼저 자주관리기업을 출범시킨 우진교통이 전사적인 비용절감 운동끝에 경영 첫해 3,5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수준이며, 나머지 두 회사는 부채부담과 사퇴한 조합원들의 체불임금 및 퇴직금 요구 등으로 인해 막대한 경영난에 부딪힌 상황이다.

이에 대해 최 처장은 “경영을 성공시켜야 하는데, 노조의 입장에서 보면 최대한 이윤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민주버스노조나 민주노총이 정부에 자주관리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과 특별 지원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김재수 우진교통 대표. ⓒ 매일노동뉴스

“자부심 크지만 지원체계는 전무”

이어진 3사 노사 대표 토론에서는 자주관리기업의 허실에 대한 경험담이 쏟아졌다. 노사 대표들은 특히 본조(민주버스노조)와 적절한 관계 설정을 시급한 과제로 제기했다.<상자기사 2 참조>

김재수 우진교통 대표은 “처음으로 자주관리기업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은 큰데, 이러한 자부심을 뒷받침해줄 만한 지원이 전무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민주노총 등의 정책적 지원과, 세제혜택 등 정부 지원이 전무한 상태에 ‘자주관리기업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시행착오가 많았다”며 “1년6개월이 경과한 현재, 노조 고유의 현장성과 전투성이 경영의 보호막이 돼야 경영이 집중효과를 낼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유값 인하, 공공관리 시스템(공동관리) 등 제도적 지원 없이 개별 회사의  
▲ 이정훈 달구벌버스 대표. ⓒ 매일노동뉴스

노력만으로 자주관리기업 출범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현재의 3개 버스자주관리회사와 노동조합이 주체적으로 상호 교류할 테이블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주버스노조 초대 위원장 출신이기도 한 이정훈 달구벌버스 대표는 “구성원들 사이에 자주관리기업을 만들었다는 자부심과 함께, ‘회사는 내 것’이라는 소유의식, 엄청난 임금 및 퇴직금 손실에 대한 보상심리 등이 한꺼번에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주관리기업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서는 소유, 경영 분리의 문제가 균형적으로 굴러가야 할 것”이라며 “임금과 복지가 개선된 것만으로 자주관리기업으로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장기적으로 사회적기업으로서 책임을 유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균 삼성교통 관리부장은 “자주관리기업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은 가운데, 구성원들의 ‘주인의식’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주’가 ‘자유방임’이 아님에도  
▲ 김병균 삼성교통 관리부장. ⓒ 매일노동뉴스

불구하고, 자금난이 불거지자 ‘바퀴 하나씩 빼가자’, ‘아직 자주는 안돼, 멀었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따라서 구성원 등 사이에 ‘우리가 어떻게 가야 하는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주관리기업 노사
…“버스 3사 공동 협의틀 만들자”

노동조합의 고민도 사측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출범 5개월을 맞은 달구벌버스의 백부현 지부장은 “구성원들이 개별적인 주인의식을 보이면서도, 전체적인 주체의식에는 한계를 보인다”며 “형식상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고 하지만, 조합원들에게는 현실적으로 같이 가야 한다고 설명한다”고 말했다.

김종안 우진교통지부장은 “자주관리기업은 노동운동과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기업의 속성과, 노동운동이 자주관리기업에 거는 기대감은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며 “자주관리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과 경영팀이 협조하고 공존하면서 상생의 노사관계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백부현 달구벌버스 지부장(왼쪽), 김종안 우진교통 지부장. ⓒ 매일노동뉴스


한편, 사측 대표들의 ‘공동협의체’ 제안에 노조 대표들도 공감을 표했다. 김종안 지부장은 “부채 문제 등 현실은 너무나 어렵다”며 “앞으로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3개 노사가 함께 협의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동·경영·소유 "통합이냐 분리냐"
이승현 교수 "노동·경영·소유의 철저한 분리, 자주관리기업 강점 저하"
자주관리기업을 출범시킨 버스 3사는 ‘소유-경영-노동(승무)’의 완전한 분리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가령 달구벌버스의 경우, ‘소유-경영-노동(승무)’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주식 100%를 지역 인사 4명에서 각각 25%씩 무상양도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승현 경남대 교수는 “엄격한 의미로 볼 때, 소유-경영-노동은 합쳐져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는 “소유-경영-노동을 철저하게 분리해버리면, 오히려 ‘민주적 통제’라는 노동자자주관리기업의 강점을 살리는 데 장애가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소유-경영-노동의 완벽한 통합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고 능률의 저하를 초래한다"며 "정책 결정과 정책 집행의 과정을 분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정책결정단위의 ‘1인1표제’ 시행과, 경영의 전문성과 독립성 존중 등을 강조했다.

그는 또, “‘민주주의의 원리를 일터에까지 확장하고, 노동에 대한 보상은 공평·정당하며, 노동자도 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주관리기업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념이 공유되지 않으면 반드시 자주관리기업은 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구성원 간 ‘신념’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법적 기능’을 갖춘 견제장치가 필요하다며, “구체적이고 정교하게 정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한편 ‘소유-경영-노동’의 철저한 분리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달구벌버스 이사이기도 한 김용원 대구대 교수는 “‘소유-경영-노동’ 분리의 원칙은 철저히 지켜져야 하며, 조합원들의 최고형태 참여권 보장은 서로 상충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달구벌버스는 주식가치가 생기면 시민사회단체에 환원하도록 내부 합의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이 개인보다는 우리의 소유라고 보고, 경영은 대의민주주의처럼 경영권을 위임한 것으로 조합원들이 경영진을 뽑게 돼 있다”며 “결국 각자의 역할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별노조-노조-경영단' 관계정립 시급"
김용원 교수 "기업 안정단계 들어서면, 본조 손 떼도 돼"
우진교통과 삼성교통이 자주관리기업 출범 이후 심각한 조직 분열 양상을 겪어 온 가운데, 이날 토론회에서는 산별노조와 노조(지부), 경영단 간 정확한 관계 정립이 선행되지 않으면, 현재의 조직 분열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했다.

특히 “회사 인수 시 차고지 매각과정에서 발생한 의혹을 해명하라”는 민주버스노조와 올초 분쟁을 벌였던 우진교통측은 노사가 한 목소리로 “민주버스노조의 경솔한 행동 때문에 조직 분열이 회복하기 힘든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 매일노동뉴스

김종안 우진교통지부장은 “상급단체와 노동조합의 역할은 회사의 경영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이라며 “자주관리기업에 대한 이해가 낮은 본조가 과도하게 개입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일부 조합원들의 조직적 반발과 분열을 낳았다”고 주장했다.

김재수 우진교통 대표도 “민주버스노조의 문제제기가 우진교통의 조직 통합에 있어 치명적 상처가 됐다”며 “산별노조와 자주관리기업과 노동조합의 관계가 명확히 규정되지 않으면 유기적 효과를 상승시키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진교통과 마찬가지로 내홍을 겪고 있는 삼성교통도 “심각하게 분열된 조직을 통합하기 위해 민주노총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준 삼성교통 관리부장은 “기업을 기업답게 운영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민주노총과 민주버스노조가 알아주기 바란다”며 “인사권 등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인식은 하루빨리 고쳐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자주관리기업 노사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전문가들도 의견을 같이 했다. 김용원 대구대 교수는 “비슷한 구성원들끼리 교섭을 해야 하는 자주관리기업에 있어 본조의 역할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본조와 현장 지부, 관리단 경영진과의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또, “궁극적으로 자주관리기업이 안정단계에 들어서면, 본조에서 손을 조금씩 떼도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승현 경남대 교수 역시 “자주관리기업이 노동운동의 수단이나 방편이 돼서는 안 되며, 자주관리기업 완성 자체가 목표가 돼야한다”며 “어떤 식으로든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은회 기자  press79@labortoday.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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